국내총생산(GDP) 등 국민계정 통계 지표들이 기준 연도 개편과 함께 일제히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기준 변경에 따라 상향 조정된 통계 수치만큼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가 갑자기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 경기 흐름과의 괴리나 착시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민계정 2020년 기준년 1차 개편 결과’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꾸고, 이를 우선 2000∼2023년 시계열에 반영했다. 기준년 개편은 5년마다 이뤄지는데, 이번이 13차 변경이다.
이날 개편으로 경제총조사(2022년 6월 공표), 실측 투입산출표(2024년 4월 공표) 등을 토대로 각 산업의 총산출·부가가치·부문별 최종수요 등이 바뀌었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규모 자체가 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특히 경제총조사 같은 경우, 과거에는 조사 기반이었지만 이제 (행정) 등록 기반으로 바뀌어 소규모 사업자들이 많이 포착됐다”며 “이에 따라 기준년의 (GDP) 레벨(수준)이 올라갔고, 거기에 맞춰 비교 년 레벨도 맞춰 올려주는 등의 작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 시계열에서 2020년의 명목 GDP는 2천58조원으로, 2015년을 기준으로 삼은 기존 시계열상 규모(1천941조원)보다 6%나 늘었다.
2001∼2023년 실질 GDP의 연평균 성장률도 시계열 변경에 따라 3.5%에서 3.6%로 0.1%포인트(p) 높아졌다.
이에 따라 브라질·오스트레일리아 등에 밀려 13∼14위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던 우리나라 명목 GDP의 세계 순위도 반등했다.
최 부장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2022년 우리나라 명목 GDP(새 시계열)는 세계 12위 수준”이라며 “2023년 GDP 규모도 12위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3천745달러에서 3만6천194달러로 7.2% 뛰었다.
최 부장은 “2023년 기준으로 이탈리아보다는 적지만, 대만과 일본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특히 일본은 통화가치 하락으로 우리보다 1인당 GNI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구 5천명 이상의 나라 중에서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다음 우리나라가 6위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 시점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지만 환율만 안정된다면 수년 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