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돌입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에서 최대 생산국 지위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3일(현지시간) 관측했다.
IEA는 사우디 등의 이 같은 감산 노력으로 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PEC의 리더 역할을 하는 사우디는 최근 몇 달간 유가 회복을 위해 석유 생산을 줄이면서 시장점유율을 희생해 왔다.
그럼에도 OPEC이나 OPEC+의 일부 회원국이 감산에 참여하지 않은 데다 미국과 같은 비OPEC+ 산유국들이 생산을 늘리면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해왔다.
OPEC+는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bpd) 감산을 결정한 이후 지난 4월 160만 bpd를 추가로 감산하기로 했으나 OPEC 회원국인 이란이 53만 bpd나 증산한 데다 미국도 산유량을 61만 bpd 늘렸다.
하지만 사우디의 일방적인 추가 감산이 이번 달 시작될 예정이고 러시아의 생산량도 예상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 증가는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IEA 월간 시장보고서는 내다봤다.
지난주 사우디는 100만 bpd 감산을 8월까지로 연장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생산량이 2년 만에 최저인 900만 bpd로 낮아지면서 지난해 초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 밀려 최대 생산국에서 내려오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팬데믹) 당시 인위적으로 생산을 줄였던 때를 제외하면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사우디가 이처럼 점유율까지 희생하면서 석유 수입을 위해 위험한 전략에 ‘올인’하는 것은 자국 예산 수요를 맞추고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유가가 80달러는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느린 속도로 감산해온 러시아도 지난달 수출량이 60만 bpd 줄어든 730만 bpd로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며칠간 브렌트유는 4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IEA는 이번 달 OPEC+ 석유에 대한 수요가 공급량을 200만 bpd 초과하고 다음 달에는 그 규모가 300만 bpd로 확대되지만 석유 비축량은 감소해 수요를 맞추는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올해 석유 수요를 220만 bpd 증가한 1억210만 bpd로 예상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110만 bpd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공급량은 160만 bpd가 증가한 1억150만 bpd로 추산하고 내년에는 120만 bpd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OPEC은 이날 월간 시장 보고서에서 내년 석유 수요가 IEA가 예측한 것보다 많은 220만 bpd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