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9일

삼성전자 사상 첫 10만원 돌파

삼성전자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10만원 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24% 오른 10만2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시가 10만1천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0만원 선을 뚫은 뒤 상승세를 유지했다.

주가는 이미 프리마켓에서 10만원을 넘어서면서 ’10만 전자’ 돌파를 예고했다.

시가총액은 603조8천억원으로 60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대표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000660]도 전 거래일보다 4.90% 상승한 53만5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5.29% 상승한 53만7천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또 경신했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389조5천억원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더한 합산 시가총액은 1천58조4천억원이 됐다.

코스피가 지난 6월 3,000에서 최근 4,000까지 내달리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늘어난 시가총액 증가분은 같은 기간 증가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을 웃돌 정도로 기여도가 컸다.

삼성전자의 신고가는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이 여전한 데다 그간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고 있던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양국 정상의 만남에 앞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유예되고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100% 추가 관세 부과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날(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 중인 베선트 장관은 미국 NBC, ABC, CBS 방송과 각각 인터뷰를 갖고 “저와 제 중국 카운터파트인 (허리펑) 부총리는 (무역 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미·중 무역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희토류 수출 통제 및 대(對) 중국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양측이 보류하는 방향으로 합의의 틀을 마련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지난 24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자극하자 매수세가 증시에 쏠린 점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무엇보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살아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9만원대를 찍은 이후 2년 넘게 5만∼7만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장 중 4만9천900원까지 하락하며 ‘5만 전자’마저 내줬다.

부진한 주가의 주요 배경으로 삼성전자 실적의 50∼60%를 책임지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컨벤셔널(일반) D램 수요 급증에 따른 가격 상승, 빅테크 업체들의 HBM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의 직접적 수혜 등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연거푸 연고점과 전고점을 경신한 데 이어 이날은 사상 처음 10만원 선을 돌파했다.

테슬라의 파운드리 공급선 다변화 전략에 따른 AI5와 AI6 칩 수주, 엑시노스 2600의 갤럭시 S26 탑재도 삼성전자 주가의 턴어라운드 계기가 됐다.

특히 이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한 지 3주년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클라우드(CSP) 업체들의 대규모 연산 지원 모델 채택 급증으로 2026년 서버당 평균 D램 탑재 용량은 전년 대비 15∼20%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 서버 D램 수요는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26년 삼성전자 실적은 D램 ASP(평균판매가격) 상승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으로 64조원(전년 대비 78% 증가)으로 전망돼 2018년 이후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