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지표가 5개월 만에 동반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두달째 줄고 건설 한파가 계속되는 등 내수가 좀체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내수 관련 지표가 개선되지 못하면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도 8개월째 반등하지 못했다.

정부는 실질임금 상승, 가계대출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소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며 민생 회복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반도체 생산지수 역대 최고…자동차 생산은 파업 등으로 줄어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0으로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8월 1.1% 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9월(0.3%)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일부 공장 파업·화재 등 영향으로 자동차(-6.3%)에서 줄었지만 반도체(8.4%) 등에서 늘어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생산지수는 168.7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제조업 생산은 전달보다 0.4% 증가했다.

건설업 생산은 4.0% 감소하며 6개월 연속 줄었다. 6개월 이상 감소한 것은 2008년 1∼6월 이후 16년 4개월만이다.

서비스업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4%), 숙박·음식점(-1.9%)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3.1%), 보건·사회복지(1.8%) 등에서 늘며 0.3% 증가했다. 9월 0.8% 감소한 뒤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지난 달 외국인 입국자 수는 164만6천명으로 연중 최대였다. 백일해 유행, 겨울 프로스포츠 개막, 은행 영업실적 개선 등도 서비스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다만 도소매업은 늦더위에 따른 난방용품 판매 감소, 9월 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 “실질임금 상승, 대출금리 인하로 소비 회복 기대”

재화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0.4% 감소하면서 전달(-0.5%)에 이어 두 달째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4.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5.8%)는 줄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올해 2분기 실질임금 플러스 전환, 기준금리 인하 등은 소매판매에 희망적인 부분”이라며 “실질임금은 1·2분기 뒤에, 대출금리는 3·4분기 뒤에 소매판매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5.4%) 등에서 줄며 전달보다 5.8% 감소했다. 올해 1월(-9.0%)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설비투자는 지난 8월 5.6% 줄어든 뒤 9월 10.1% 늘며 반등했지만 다시 기저효과 등으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건설기성은 토목(-9.5%), 건축(-1.9%) 등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고 건설수주는 건축(-22.9%)이 부진하면서 1년 전보다 11.9% 감소했다.

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 코스피 부진에 경기선행지수 하락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기성 등 건설 경기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코스피 하락 등에 따라 전달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서비스업 생산은 견조하지만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하면 마이너스”라며 “설비투자는 좋은 모습으로 가고 있지만 건설쪽은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기재부 측은 “민생 어려움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신정부 출범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 추가 지원방안 마련 등 내수·민생 회복을 조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