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9일

한국 방산 차기 주요 시장은 ‘중동’

한국의 주력 수출 동력으로 부상한 방위산업의 다음 주력 시장은 중동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정남현 연구위원은 27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한화자산운용이 개최한 ‘2026 K방산 전망’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와 이처럼 밝혔다.

한화운용은 방산 분야 상장지수펀드(ETF)에 강점을 갖춘 운용사로 인지도가 있다. 주력 ETF인 ‘PLUS K방산’은 순자산이 현재 1조3천76억원이다.

정 연구위원은 행사에서 “발사대와 레이더 등 중동에 대한 방공망 수출이 지속되고 있고 해당 지역이 전차와 장갑차 상당수가 낡아 지상 무기체계의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현대로템[064350]은 모두 중동에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화에어로가 대규모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망을 개척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거점도 확보할 계획”이라며 “사우디 측의 한국 무기체계 도입 규모는 3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정 연구위원은 한국 방산의 유망 시장인 유럽과 관련해서는 “다수의 유럽 국가가 탄약이 부족해 탄약 생산 역량을 증설할 계획인데, 한국 방산 회사들이 여기에 장약(화약)을 공급하면서 탄약 부문에서 유럽과 경쟁이 아닌 협업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방산 기업이 성장이 너무 빨라 곧 마진(수익)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마진 피크’우려에 대해 ‘고마진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무기 체계의 초과 수요 환경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한국 방산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2022년 대비해 늘어났고, 새 수출 고객인 중동 국가들은 폴란드 등 유럽 국가보다 국방비 지출 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드론(무인항공기)과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하는 현대전에 한국 무기가 예전에 없었던 경쟁력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었다.

방산 전문가인 AFW파트너스 이선엽 대표는 “탱크는 정지 시 금세 드론의 표적이 돼 빠른 회피 기동이 중요한데 독일 등의 주력 탱크는 너무 무거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의 진흙탕 지형에 빠지면 빠져나오지를 못한다”며 “장갑이 상대적으로 얇고 가벼운 한국산 전차는 반대로 진흙탕을 빨리 벗어날 수 있어 실전 환경에서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드론은 AI 기술 발전 때문에 이제 전파 방해(재밍)로는 퇴치가 어렵고 직접 쏴서 떨어뜨려야 한다”며 “한국이 드론 개발·제조에서는 밀렸지만, 이런 대(對) 드론 무기체계 부문이 매우 우수해 새 강점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