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때의 1,340원을 넘어서면서 7월 이후 반등해온 국내 증시도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는 진단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강달러 압력에 22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9원 급등한 1,339.8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40.2원까지 뛰어올랐다.

장중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이다.

환율이 치솟으며 수급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1% 내린 2,462.5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일(2,461.45) 이후 최저치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다시 환율 상승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달러 강세와 환율 상승을 자극할 만한 변수들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런 변화는 국내 증시 영향력이 큰 외국인의 적극적인 주식 투자를 제약하므로 시장에 불리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이번 주는 잭슨홀 회의라는 대형 이벤트도 예정돼 있어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지난 한 달간 지수가 쉼 없이 올랐기에 차익실현이 가능한 종목이 일부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 강세에 속도가 붙으면서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9% 하락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쉬지 않고 이어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가 일단락된 셈이다.

신승진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안도 랠리의 상승 동력이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기술적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선 저항을 받고 있기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시장은 당분간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요 매크로(거시 경제) 이슈가 상반기 가격 조정을 통해 선반영돼 있어 현 지수에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확연히 줄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