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소피 마르소, 쥘리에트 비노슈.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는 왕년의 톱스타들이 새 작품을 들고 한국 관객을 찾는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 ‘빵형’으로 불리는 브래드 피트는 지난 24일 개봉한 액션 블록버스터 ‘불릿 트레인’에서 초고속 열차에 탑승해 임무를 수행하는 운 없는 킬러 레이디버그 역을 맡았다.

특별출연을 제외하고 주연작으로는 SF영화 ‘애드 아스트라'(2019) 이후 3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한국나이로 올해 예순인 브래드 피트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기보다는 자신의 제작사 플랜B 엔터테인먼트 운영에 주력해왔다. 2001년 설립된 플랜B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윤여정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긴 ‘미나리’ 등을 제작했다. 최근에는 봉 감독과 함께 신작 ‘미키7’를 만들고 있다.

브래드 피트가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데는 데이비드 리치 감독과 인연이 한몫했다. 데이비드 리치는 ‘파이트 클럽'(1999)과 ‘트로이'(2004),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 등에서 브래드 피트의 스턴트 대역으로 활동하다가 ‘존 윅’ 시리즈를 만들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브래드 피트는 지난 19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이전에는 내가 상사였다면 지금은 데이비드 리치 감독이 내 상사가 됐다. 특별한 관계를 이어가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라붐'(1980)과 ‘유 콜 잇 러브'(1988)로 전 세계의 하이틴 스타였던 소피 마르소는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다 잘된 거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갑자기 쓰러진 아빠 앙드레로부터 죽음을 도와달라고 부탁받은 딸 에마뉘엘의 사연을 통해 안락사 문제를 다룬 영화다. 프랑스 작가 에마뉘엘 베르네임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소피 마르소는 받아들이기도, 무작정 거부할 수도 없는 아빠의 요청에 혼란을 겪으면서도 점차 작별을 준비하는 딸 에마뉘엘을 연기한다.

소피 마르소는 각본과 연출·주연까지 맡은 코미디 ‘미세스 밀스'(2018) 이후 작품활동이 없었다. 그는 “아름다운 시나리오를 읽은 후 곧바로 에마뉘엘이 될 준비를 시작했다. 몇 년간 연기를 쉬고 있었는데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영화를 만나 다시 연기 욕구가 불타올랐다”고 밝혔다.

레오스 카락스와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등 거장 감독들의 뮤즈였던 쥘리에트 비노슈는 지난 24일 개봉한 ‘파라다이스 하이웨이’로 복귀했다. 그의 영화가 국내 개봉하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이후 3년 만이다.

쥘리에트 비노슈는 감독에 갇힌 동생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불법화물 운송 일을 하는 트럭 드라이버 샐리 역을 맡았다. 환갑을 바라보는 그는 바퀴 열여덟 개 달린 대형 트럭을 직접 운전했다. 칸·베네치아·베를린 등 3대 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에서 ‘연기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40년 배우 생활에 액션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