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한 팔에 낀 행렬이 계산대 앞에 늘어섰다.

주말 대형마트의 장보기 풍경이 아니다. 네이버웹툰 팝업스토어(임시매장)에서 스티커와 인형, 열쇠고리 등 굿즈 쇼핑을 즐긴 사람들의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팝업스토어 ‘툰페스티벌’을 열었다.

오픈 첫날 직접 찾아가 본 팝업스토어에서는 웹툰 팬들의 열정과 구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90여평의 대형 매장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몰려 웹툰 ‘마루는 강쥐’와 ‘냐한남자’ 지적재산(IP) 굿즈를 구경하고 장바구니에 차곡차곡 담았다.

오픈한 지 1시간도 되지 않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마루는 강쥐’에서 주인공 마루의 애착 장난감 5종이 동났다.

일부 고객들은 1인당 3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는 열쇠고리나 스마트톡은 종류별로 쓸어 담기도 했다.

한 장에 1천∼1천500원 하는 스티커를 양손 가득 뭉치로 쥐고 계산대로 향하는 사람, 대형 인형으로 꽉 채운 장바구니를 양팔에 낀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IP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98㎡(약 90평), 총 507종의 상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지난달 30일 온라인 사전 예약을 받았다. 이 온라인 예약은 단 2시간 만에 모두 마감됐다.

이 때문에 새벽부터 현장 입장 예약에 도전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팝업스토어를 찾은 김모(23)씨는 “‘냐한남자’의 춘배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지난번 코엑스 팝업스토어는 마감돼서 들어가지 못했다”며 “오늘은 아침 7시에 와서 대기를 걸었다”고 말했다.

굿즈 구매뿐만 아니라 곳곳에 설치된 ‘마루는 강쥐’, ‘냐한남자’ 캐릭터 포토존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친구와 같이 온 사람들은 포토존 앞에서 번갈아 사진을 찍었고, 혼자 온 사람은 거울 앞에서 셀카(셀프 촬영)를 찍기도 했다.

개강·개학 이후인 9월 평일 오전임에도 개점부터 정오까지 약 1시간 반 동안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팝업스토어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산업이 커지면서 과거 모바일로 작품을 읽기만 하던 독자들이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을 사고, 웹툰 IP로 꾸며진 공간을 찾아가 즐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만화계 관계자는 “만화 캐릭터 굿즈에 돈을 쓰는 것은 이미 일본에서 먼저 감지된 현상”이라며 “이제는 한국에서도 웹툰 굿즈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9월 1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