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 속에 신용카드 빚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폭스비즈니스 방송은 7일(현지시간) 온라인 대출회사 렌딩트리를 인용, 2분기(4∼6월) 미국 신용카드 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약 1천3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9천860억달러(약 1천290조원)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관련 내용은 곧 공개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2분기 가계 부채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폭스비즈니스는 불과 3년 전 각 가정이 코로나19 팬데믹 때 받는 지원금으로 신용카드 빚을 빠르게 갚았던 모습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렌딩트리의 수석 신용분석가인 매트 슐츠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계속 상승하는 이자율에 직면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비즈니스는 특히 신용카드 대출 금리가 천문학적으로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주 미국 신용카드 대출 평균 금리는 연이율 기준 20.53%로 1991년 7월에 기록된 종전 최고치 19%를 경신했다.

슐츠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에서 발을 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용카드 소지자들은 (신용카드) 금리가 조만간 인하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았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6월 3.0%로 하락한 상태다.

연준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도 6월 3.0%로 내려왔지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1%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아직도 연준 목표치(2%)의 두 배를 넘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준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하면서 9월 이후에 대해선 추가 인상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으나, 시장에서는 7월이 마지막 인상일 가능성에 베팅하는 상황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왔으며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