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조성할 예정인 웨이퍼 기반 미니 팹(fab·공장)에 정부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니 팹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을 실증 연구하기 위해 반도체 공정을 간소화한 시설을 뜻한다.

전세계 반도체 강국은 연구와 테스트를 위한 300mm 기반 미니 팹을 기반으로 반도체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지만, 국내에는 200mm 기반 미니 팹만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미니 팹 성격의 300mm 기반 ‘트리니티 팹’을 계획 중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오는 2025년 용인 클러스터에 착공하는 ‘미니 팹’ 구축에 국비 지원을 건의했고, 추 부총리는 “기업이 장비도입계약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서는 정부도 신속히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면서 “차기 2025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업계 동향을 점검하고, 차세대 초격차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반도체협회, SK하이닉스, 협력업체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D램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차세대 반도체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업계 건의를 들었다.

추 부총리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반도체 산업은 우리 국가 경제의 전략적 핵심 산업으로 지난해 수출의 18.9%, 제조업 투자의 41.5%를 차지했다”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활력을 되찾아야 수출이 증가하고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시장 확대 등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 시스템반도체, 첨단패키징 등 차세대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설비 증설 투자 등은 차세대 반도체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올해 반도체 분야에 2조8천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 중이고, 내년에도 정책금융 등을 통해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신속한 조성을 위해 전력·용수 공급문제 해결 등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계획도 연내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협회 측은 올해 4분기부터 업황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에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과감한 세제 지원과 규제 해소를 건의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