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와 전자전표 매입업무의 수행 주체를 둘러싼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법원은 밴사들이 롯데카드를 상대로 제기한 불공정계약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원심에 법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VAN은 오프라인 가맹점의 결제 데이터를 각 카드사로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사업자로, ‘승인’과 ‘매입’ 두 과정을 담당한다.

매입 업무는 전자전표의 정보를 카드사로 보내는 ‘데이터캡처’와 전표를 수거·보관하는 ‘사인캡처’로 구성된다.

정부의 반복된 수수료 인하로 원가 압박이 커진 카드업계는 몇 년 전부터 데이터캡처 업무 일부를 VAN에 맡기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직접 수행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공급은 케이알시스라는 업체에 위탁했다.

이러한 전자전표 직접 매입(EDC) 방식을 도입한 카드사는 신한카드, 삼성카드[029780], 롯데카드 등 4곳으로 늘었다.

수수료 수입 일부를 날리게 된 밴업계는 카드사의 전표 직접 매입이 불공정계약이라며 4개 카드사 중 롯데카드만을 상대로 2019년 4월 소송을 제기했다. 밴사는 1·2심에서잇따라 패소했고 지난달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롯데카드의 승소에 따라 EDC 방식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카드업계는 전망했다. 밴사 수수료 하향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현대카드도 ED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돼 원가 절감 압박이 심각한 카드사로는 결제 원가를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할 수밖에 없고, EDC가 확대되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