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실적 악화로 고전했던 세계 항공업체들이 이동 통제 해제에 따른 업황 개선 속에 증시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세계 주요 항공사 29곳의 주가를 바탕으로 집계하는 ‘세계 항공주 지수’는 지난해 10월 초 장중 62.46으로 바닥을 찍은 뒤 이달 2일 84.35로 35% 올랐다.

세계 항공업은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에 따른 이동 통제와 여행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년간 항공업계의 손실액은 2천억 달러(약 260조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되며, 조종사·승무원 등 항공사 직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올 1분기 대다수 노선의 승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연말이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3%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항공사들의 순이익은 47억 달러(약 6조1천억원)로 예상된다.

이는 2019년의 264억 달러(약 34조4천억원)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순이익을 활용한 채무 상환 능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등 재무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해외관광객 숫자가 가장 많은 중국이 장기간 고수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하면서 여행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자산운용사 ‘트라이베카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류쥔베이는 “항공업이 다시 투자할 만해지고 있다”면서 “아시아 항공사들의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로디미르 빌로트카치 미 퍼듀대 교수는 “코로나19 기간 우울한 전망과 대비해 항공업계가 꽤 잘하고 있다”면서 “일부 항공사는 전보다 상태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재정적으로 취약한 상태였던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는 이후 베인캐피털에 인수돼 체질 개선에 나섰고, 수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중 호주 시드니 증시에 재상장할 계획이다.

아직 여객기 편수가 늘어난 여행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항공 운임도 치솟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수급 상황이 내가 항공업계에 몸담았던 동안 봐왔던 그 어느 때와도 다르다”며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아메리칸 항공의 로버트 이솜 CEO도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기간 효율화를 추진했다면서 “4분기 연휴 시즌 이후를 놓고 보면 최고의 예약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강력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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