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생산·출하 실적이 개선되면서 제조업 재고는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졌고, 제조업 생산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경기 지수도 좋은 흐름을 보여 하반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를 다소 덜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6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년=100)로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지난 2월과 3월 각각 1.1% 증가한 산업생산은 4월 1.3% 줄어들며 주춤했지만, 다시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산업생산은 광공업·건설업에서 줄었지만, 서비스업과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늘면서 보합에 가까운 증가세를 유지했다.
광공업은 반도체(3.6%) 생산 실적 개선에도 자동차(-12.9%)·석유정제(-14.6%) 등 생산이 줄어 전월 대비로 1.0%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5월의 높은 증가세(3.0%)에 대한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1.1% 줄었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보다 3.4% 늘며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2분기 반도체 생산도 20.6% 늘며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18.6% 줄었다.
제조업 재고는 비중이 큰 반도체 출하가 늘면서 전달보다 6.2% 줄었다.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 감소다.
반도체는 출하가 41.1% 급증해 재고도 12.3% 줄었다. 6월 반도체 수출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이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달러로 연중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9%로 전달보다 0.9%포인트(p)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예술·스포츠·여가 등에서 늘면서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6월 106.3(2020년=100)으로 1.0% 늘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신발 및 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가 줄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늘었다.
설비투자는 0.2% 늘며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가 폭은 5월의 3.5%보다는 둔화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공사 실적이 토목·건축 모두 줄면서 2.5%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경기 둔화, 주춤한 소비 등이 반영돼 전달보다 0.2p 하락했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 감소, 경제심리 개선, 수입물가 하락 등 영향으로 0.3p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산업생산과 소비·설비투자가 두 달째 모두 증가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회복 흐름을 재확인시켜 줬다”며 “제조업 생산도 5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생산 증가 폭이 보합세에 가깝고 설비투자 증가 폭도 크지 않아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한미 금리차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고 이상기후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감산에 따른 단기적 투자 조정과 가계 부채, 건설경기 불확실성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선행지수 등에서 경기가 조금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분기 말이라는 특수 요인도 있어 더 지켜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약부문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 수출·투자·내수 활성화 등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이행해 하반기 반등 모멘텀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