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최근 뎅기열이 확산하는 가운데 필리핀에서 올해 신규 환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일간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뎅기열 환자가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1만2천619명 보고됐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감염자 4만4천361명과 비교해 131% 늘어난 수치이다.

보건부는 올해 중부 루손(1만8천664명·18%) 및 비사야(1만34명·10%), 수도권(8천870명·9%)에서 감염 사례가 많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7월 한 달 동안만 2만3천414명이 뎅기열에 걸렸고, 중부 루손 지역에서 5천838명(25%)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는 368명으로 집계돼 치사율은 약 0.4%를 기록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이다. 3~14일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생기며, 현재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최근 필리핀 외에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우기인 7~10월이 뎅기열이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다. 뎅기열을 전파하는 모기가 주로 고인 물에서 번식하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지난 2019년 사망자가 급증하자 뎅기열을 국가 전염병으로 선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1월 보고서에서 뎅기열을 풍토병으로 가진 나라가 100여 개국에 이르러 지난 50년간 30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